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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4대강 반대’ 문수스님 추모제에서

大坤 2010. 6. 6. 17:03

 

수경스님 “조계종 수뇌부, 정권 하수인 노릇 그만하라”
’4대강 반대’ 문수스님 추모제에서 정면 비판
“이대통령, 사람 죽어가는데 눈도 감짝 안해”
한겨레
» 수경스님
불교환경연대 대표 수경 스님이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문수 스님 추모제’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겨냥해 “이명박 정권의 하수인 노릇을 그만 하라”고 비판했다. 자승 총무원장과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 사이의 갈등을 중재하기도 했던 불교단체 수장격인 수경 스님이 총무원장을 정면 비판함에 따라 불교계 안팎에 파장이 예상된다.

 

수경 스님은 추모제에서 “조계종단 수뇌부에게 호소한다. 이명박 정권의 하수인 노릇을 그만 하라”며 “온갖 교활한 방법으로 문수 스님의 소신공양 의미를 축소시키려 한 지난 며칠간의 행위는 마구니들이나 할 짓이다. 수행자이기 전에 인간으로서 그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수경 스님은 이어 “총무원장 스님, 타락한 정치인 흉내 내는 것이 사판 노릇이 아니라는 것 잘 알지 않느냐”며 “더이상 저처럼 거리로 나서는 수행자들이 없게 해준다면 저는 당장 바랑 지고 산골로 들어가 촌노로 살 것”이라고 밝혔다.

수경 스님은 “문수 스님의 소신공양을 미화할 생각은 없지만 생명의 존엄을 모르는 권력자들의 무지와 탐욕, 몰인정과 무자비함을 일깨우기 위해 무고하게 죽어간 온갖 생명을 대신해 자신의 목숨을 공양한 문수 스님의 뜻만큼은 바로 세워야 한다”며 “이명박 대통령은 강의 숨통을 자르고 4대강 전체를 인공 댐으로 만드는 일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추모제에는 불교와 가톨릭, 기독교, 원불교 등 4대 종단 관계자를 비롯해 1만여명이 참여했으며, 오는 15일까지 조계사 분향소에선 ‘참회와 성찰을 위한 108배 기도 정진’이 계속된다.

한편, 문수 스님 장의위원회는 지난 4일 경북 군위군 지보사에서 문수 스님 다비식을 봉행한 뒤 유골 수습 과정에서 이빨사리를 포함해 모두 30과의 사리를 얻었다. 불교평화연대는 사리를 제외한 문수 스님의 골분(뼛가루)을 네 개로 나눠 그가 몸을 바쳐 지키고자 했던 4대강에 뿌리기로 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군위/최상원 기자 cho@hani.co.kr

■ 수경스님 호소문 전문

사람이 죽었습니다. 무고하게 죽어가는 생명을 위해, 더 이상의 살생을 막기 위해, 온 생명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공양했습니다.

사부대중 여러분!

오늘 우리는 목숨을 바쳐 시대의 빛이 된 문수 스님의 뜻을 기리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사실 저는 이 순간도 문수 스님이 감내했을 마지막 순간의 고통을 헤아리기조차 힘듭니다. 상상하기도 힘겹습니다.

손톱 밑에 작은 가시만 박혀도 온 몸과 마음이 괴로워 어쩔 줄 모르는 게 사람입니다. 문수 스님도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문수 스님은 자신을 몸을 통째로 내 놓았습니다. 자신의 목숨을 이 시대를 위한 대자비의 약으로 내 놓았습니다. 3년 간 무문관 정진을 한 수죄로서, 생사의 관문을 투탈한 사람만이 보일 수 있는 경지를 열어 보였습니다.

사부대중 여러분!

저는 결코 문수 스님의 소신공양을 미화할 생각이 없습니다. 색신의 고통만을 헤아리자면 비통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밤새워 통곡을 해도 애통함을 감당하지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오늘, 생명의 존엄을 모르는 권력자들의 무지와 탐욕, 몰인정과 무자비함을 일깨우기 위해, 무고하게 죽어간 온갖 생명을 대신하여 자신의 목숨을 공양한 문수 스님의 뜻만큼은 바로 세워야 한다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에두르지 않겠습니다. 바로 가겠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님, 사람이 죽었습니다. 그런데 어찌 눈도 깜짝하지 않으십니까? 강의 숨통을 자르면서, 온갖 생명을 짓밟은 것으로도 모자라 사람의 목숨까지 가져가고도 이토록 냉담하십니까? 이럴 수는 없습니다. 최소한의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래서는 안 됩니다.

이명박 대통령님.

이번 지방 선거 결과로 드러난 민심의 준엄함을 보셨습니까? 돈과 권력으로 방송을 장악하고, 국민의 입을 틀어막고 겁박해도, 양심만큼은, 진실만큼은 틀어막지 못했습니다. 불과 투표 1주일 전까지도 소위 ‘여론조사’의 결과는 한나라단의 압승을 예상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당신이 애써 외면한 민심, 천심을 가린 오만의 손바닥이었습니다. 경찰국가나 다름없는 공안 통치의 부당함을 표로 보여 준 것입니다. 여론 조사로는 당신을 안심시키고 투표장에서 진심을 밝힌 것입니다.

이제는 그만 하십시오. 우리 국민들, 돈만 된다면 무슨 짓을 해도 받아들이는 그런 사람들이 아닙니다. 더 이상 국민이 당신을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는 그런 상황으로는 몰고 가지 마십시오. 이제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더 이상 국민을 힘들게 하지 마십시오. 지치게 하지 마십시오. 4대강 개발 여기서 멈추십시오. 지금의 방식은 갈 살리기가 아니라 4대강 전체를 인공 댐으로 만드는 일이라는 것을 토목 전문가인 당신이 더 잘 알지 않습니까. 민심을 바로 보십시오. 천심을 거역하지 마십시오. 그 소리에 귀 기울이십시오. 제 대로 강 살리기 하십시다. 그러면 국민 모두는 흔쾌히 도울 것입니다. 제발 정치하십시오. 정치는 선거판의 승부와는 다르지 않습니까?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이기면 그만인 게임이 아니지 않습니까.

이명박 대통령님, 제발 국민으로부터 신뢰 받는 대통령의 모습을 모여 주십시오. 이 이상의 오만은 대통령으로서 최소한의 품위도 지키지 못하게 할 것입니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정치인 여러분께도 호소합니다. 긴 얘기 않겠습니다. 이번 지방 선거의 야당 지지는 순수한 야당 지지가 아니라는 것, 잘 아시지요. 제발 정신 똑똑히 차리십시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에 대한 불신을 야당에 대한 지지로 오해하지 마십시오. 하루 빨리 대안을 보여 주십시오.

마지막으로 조계종단 수뇌부에 호소합니다. 이명박 정권의 하수인 노릇, 그만 하십시오. 온갖 교활한 방법으로 문수 스님의 소신공양 의미를 축소시키려 한 지난 며칠간의 행위는 마구니들이나 할 짓입니다. 수행자이기 전에 인간으로서 그래서는 안 됩니다.

총무원장 스님,

사판의 역할, 이판의 역할과 똑같이 소중합니다. 사판 노릇 제대로 하십시오. 타락한 정치인 흉내 내는 것이 사판 노릇 아니라는 것, 잘 아시지 않습니까. 불문의 한 구성원으로서 간곡히 호소합니다. 중답게 사십시다. 더 이상 저처럼 거리로 나서는 수행자들이 없게 해 주십시오. 그렇게만 해 주신다면 저는 당장 바랑 지고 산골로 들어가 촌노로 살 것입니다.

사부대중 여러분!

군더더기가 많았습니다. 문수 스님의 마지막 육성으로 마치겠습니다.

“이명박 정권은 4대강 사업을 즉각 중지 폐기하라. 이명박 정권은 부정부패를 척결하라. 이명박 정권은 재벌과 부자가 아닌 서민과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

납자의 분상에서 간곡히 말씀드립니다.

문수 스님은 이 시대의 약왕보살입니다.

출처 : 고불당
글쓴이 : 浮雲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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